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 수) 0.72명.
한국이 직면한 저출생, 인구감소 위기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통계청은 현 추세라면 인구가 2024년 5175만명에서, 50년 정도 뒤인 2072년에는 3622만명으로 30%(1553만명) 급감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인구감소가 경제 사회적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일종의 상식이죠. <총균쇠>의 저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같은 일부 학자들은 “AI 시대를 맞아 인구감소 위기는 극복 가능하고, 오히려 축복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대다수 학자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경제성장과 재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합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선진국클럽인 OECD 회원국 중 최저입니다. OECD 평균인 1.49명(2022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죠. 합계출산율이 1에 못 미치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한국을 제외하고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은 폴란드도 1.12명(2023년)입니다.
전문가들조차 한국의 0.72이라는 숫자는 “현실성이 없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자연적으로는 존재하기 힘든 현상이라는 의미이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인구 국가비상사태 선언하며 저출생 문제 극복할 때까지 범국가적 총력대응체계 가동을 다짐한 배경입니다. 사태의 심각성에 비춰보면 진작 했어야 할 일입니다.
한겨레가 지난달 24일 주최한 <제15회 아시아미래포럼>에서 ‘저출생 축소사회’를 주제로 잡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감인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한겨레의 정중한 요청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입니다. 대통령이 모든 언론사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에 열린 다른 언론사 주최 행사에는 대부분 참석한 점, 포럼 주제의 시급성을 감안할 때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록 국정 지지율이 20%를 밑돌 정도로 인기 없는 대통령이지만, 대통령의 참석이 국민적 관심을 끌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무엇을 못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