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서울과 가까워 관광객은 많지만 정작 지역 상인들은 장사가 잘 안된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관광객들의 경로를 살펴보니 주로 ‘펜션-대형마트-유명 관광지-대형 카페’를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해요. 그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돈은 지역에 남지 않고 서울로 빠져나갑니다.
2013년부터 강화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협동조합 청풍’은 이 패턴을 깨기 위해 다른 접근법을 시도했습니다. 지역사회와 더 긴밀하게 연결되고, 외부와의 교류를 강화하는 하나의 세계관인 ‘강화유니버스’가 그것입니다. 지역과 다양한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관계인구’를 형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거죠.
강화유니버스의 대표적인 활동이 ‘잠시섬 프로젝트’입니다. 참가자들은 강화에 머물며(2박~5박)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지역 주민과 상호작용하며 일상적 경험을 쌓습니다. 지역 주민, 단체, 상점과 협업하여 운영하는 강연과 워크숍 등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어 지역을 깊이 있게 알아갈 수 있어요.
주목할 점은 협동조합 청풍에서 이 활동을 ‘여행업’이 아닌 ‘환대업’으로 정의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방문객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환대의 주체로 여기고 있습니다.
강화도에서 13년째 관계와 신뢰를 쌓아온 협동조합 청풍의 노력 덕분에 지역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환대의 역할을 합니다. 협동조합 청풍의 유명상씨는 이를 “게임의 NPC(Non-Player Character,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는 캐릭터) 역할”이라고 재미있게 표현했어요. 방문객이 “강화유니버스 소개로 왔어요”라고 하면 지역 상인들이 더 반갑게 인사하고, 떡 한 개라도 더 주고, 서비스 하나라도 더 제공하는 환대의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고요. 협동조합 청풍의 새로운 로컬 만들기를 더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