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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깨려면…“공적 연금의 파격적인 역할 변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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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6-02-11 11:25

코리아 디스카운트 깨려면…“공적 연금의 파격적인 역할 변화를”

작성일 26-02-11 조회수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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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공적 연금의 파격적인 역할 변화와 소액주주를 위한 실질적인 법적 보호 기구 신설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일본이 공적 연금을 앞세워 증시 밸류업에 성공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신중론과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기 위한 지배구조 혁신 방안을 두고 한·중·일 전문가들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미즈노 히로미치 전 일본 정부 공적연금 GPIF 최고투자책임자가 김우진 서울대 교수(경영학)와 일본 지배구조 개선과 밸류업에서 공적 연기금의 역할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미즈노 히로미치 전 일본 정부 공적연금 GPIF 최고투자책임자가 김우진 서울대 교수(경영학)와 일본 지배구조 개선과 밸류업에서 공적 연기금의 역할을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한∙일 공적연금의 역할은 엇갈려

한일 양국 공적 연금의 행보는 대비됐다. 미즈노 히로미치 전 일본 공적연금(GPIF)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본 자본시장 선진화의 숨은 주역은 시장 전체의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보편적 소유자(Universal Owner)’로서의 GPIF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GPIF가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원칙)를 전면에 내세워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법적 강제성보다 기업의 자발적 변화를 유도하는 ‘연성규범’의 힘을 믿고, 행동주의 펀드에 과감하게 자산을 배분해 이들을 지배구조 개선의 실질적인 파트너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미즈노는 이러한 공세적 전략이 일본 기업들의 수익성(ROE) 향상과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지며 ‘재팬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마중물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원종현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장은 상법 개정이 국민연금 행보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상법이 개정된다고 해서 국민연금의 주주권 활동이 갑자기 획기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은 이미 ‘책임 투자’ 원칙에 따라 움직여 왔으며, 이번 상법 개정은 그런 원칙들을 법적으로 명확히 뒷받침해 주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원 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기보다 담백하고 절제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국민연금이 취하고 있는 ‘조용한 대화’ 방식의 한계는 인정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문제가 있는 기업(중점관리기업)을 비공개로 정해 단계적으로 설득하는 방식을 쓰는데, 이것이 외부에서는 마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과의 신뢰를 지키며 내부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법이라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신티 대만 증권투자자·선물거래자 보호센터(SFIPC) 이사장이 ‘대만의 투자자 보호 시스템과 한국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장신티 대만 증권투자자·선물거래자 보호센터(SFIPC) 이사장이 ‘대만의 투자자 보호 시스템과 한국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소액주주 보호하는 공적 기구 신설해야

개인 투자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광중 변호사(법무법인 클라스한결)는 “현행법상 주주대표소송 등은 높은 지분 요건과 막대한 비용 탓에 개인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말했다.

현재 소액 주주가 이사나 경영진의 위법 행위로 입은 손해를 배상받으려면 주주대표소송이나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그러나 △최소 지분 요건 △막대한 소송 비용 △장기화되는 소송 기간 △높은 입증 책임 등이 거대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개별 투자자가 허위 공시나 분식회계, 주가조작 같은 전문적인 자본시장 범죄의 증거를 직접 수집하고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대만의 ‘증권투자자·선물거래자 보호센터(SFIPC)’ 모델이 제시됐다. 장신티 SFIPC 이사장은 “SFIPC는 정부 지원을 받는 공적 기구로서 소송 비용과 입증 부담을 전적으로 떠안는다”고 소개했다. SFIPC는 정부의 법적 근거와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구로, 전문 변호사와 회계사들이 사건 선별부터 소송 제기까지 전 과정을 전담한다.

그 성과는 수치로 입증됐다. SFIPC는 2003년부터 2025년까지 총 307건의 소송을 통해 약 80억 9000만 타이완 달러(한화 약 3728억 원)를 환수했다. 특히 경영진에 대한 해임 소송에서 120건 중 52건의 승소를 끌어내며 위법 이사 및 감사를 시장에서 퇴출하고, 이들의 임원 취임을 3년간 제한하는 ‘3년 룰’을 현실화하는 등 강력한 시장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날 포럼은 한겨레가 주최하고,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K-자본시장 특별위원장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공동 주관했다. 후원은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과 한국캐피털이 맡았다.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2026 한겨레 기업지배구조 국제포럼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 무엇을 할 것인가?’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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