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감독해야 하는데…금융위, 10년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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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가 스튜어드십코드 이행 감독해야 하는데…금융위, 10년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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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감독하는 일을 지난 10년간 사실상 방치하며 직무유기를 했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국내 기관투자가들도 대부분 금융그룹이나 재벌그룹에 속해 있어 주식·자본시장의 후진적 관행과 문화를 개선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자산운용사 등의 기관투자가가 고객(국민)의 자산을 집사처럼 성실하게 관리하기 위해 따라야 할 행동지침으로, 투자 회사와의 적극적인 대화와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박유경 전 네덜란드 연금자산운용(APG) 신흥국 담당 대표는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컨퍼런스센터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이 주최한 ‘개정 상법으로 달라질 주주총회, 기업의 우회전략 vs 일반주주의 대응전략’ 세미나에 토론자로 나와 “2025~2026년이 상법개정으로 성과를 거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2~3년은 시장의 관행과 문화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은 대부분 지배구조가 뒤떨어진 금융그룹이나 재벌그룹 소속이어서 시장 문화를 개선하는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국내 증권사·자산운용사·선물회사·신탁회사 등 금융투자업자들이 회원사인) 금융투자협회가 상법 개정을 위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다가, 정작 코스피 5000을 달성하자 팡파르를 울리는 것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자산운용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통해 제 역할을 하도록 금융위원회가 노력해야 하는데, 지난 10년간 사실상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직무유기를 했다”며 “금융위가 스튜어드십코드를 100번 개정한다 해도 아무 소용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일본, 유럽,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에서는 금융감독당국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직접 주도한다”며 “우리도 금융위원회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2016년 도입 뒤 10년 가까이 한번도 개정하지 않는 등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위는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코드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상반기 중에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 전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한국 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비판해왔지만, 아이에스에스(ISS)나 글래스루이스 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보수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앞으로 한국시장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에 기대를 하기 힘든 만큼 일반 투자자들이 주총에 적극 참여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의무화하는 전자주총(주주가 온라인으로 실시간 접속해 출석·질의·표결을 하는 주총)에도 참여를 독려하고 사전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와 심혜섭 변호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토론에는 박 전 대표와 함께 오승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임성철 비사이드 대표, 윤태준 한국ESG연구소 팀장이 참여했다.
글·사진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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