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6000이 정상, 투자자들 수십 년 실망 한두번 정책으로 회복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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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000이 정상, 투자자들 수십 년 실망 한두번 정책으로 회복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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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이 미국·대만처럼 국내총생산(GDP)과 비슷하게 성장했어도, 2025년 현재 코스피는 6000에 도달했어야 한다.”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인 네덜란드연금의 박유경 이머징마켓 대표는 지난 5일 한겨레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그동안 투자자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수십년 이어져 한두번의 정책 발표로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며 “밸류업 노력이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임을 증명하려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뒤떨어진 정책을 빠르게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대만은 2013~14년 이후 밸류업(기업·주주 가치 제고) 정책을 본격 추진해 성과를 거뒀는데, 한국만 10년 이상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비판이 많다.
“2010년 정도만 해도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진 시장과 비교하며 한국의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후 일본·대만이 근본적인 변화를 추진하면서, 한국은 아시아에서도 후진국이 되었다. 투자자들의 계속된 요구에도 변화가 없고, 지속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면서, 급기야 2020년 이후에는 한국이 단기투자 시장으로 낙인찍혀 외면받게 됐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가 심화했다.”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목표로 삼았다. 정부 출범 전후로 주가가 3250대까지 30% 이상 급등하다가 주춤하자, 재계는 상법 개정과 노란봉투법 등 ‘반기업적 입법’ 탓이라고 주장하는데?
“일고의 가치도 없다. 수십년간 마땅히 있어야 할 법과 정책이 기업들의 집단 반발과 로비로 막혔다.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존경받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이다. 코스피 5000이 과도한 목표가 아니다. 한국 투자자들이 그동안 잃어버린 손실을 찾아주려는 ‘정상화’ 노력이다.”
―일본은 기업지배구조 혁신의 핵심으로 이사회 변화를 꼽는다. 한국 이사회가 지배주주의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한국 시장을 근본적으로 선진화시킬 수 있는 개혁이 시급하다. 투자자가 주총을 통해 경영진과 이사회를 실질적으로 감시·견제할 수 있어야, 이사들이 거수기로 전락하지 못한다. 기관투자자들도 수탁자 의무를 충분히 인식하고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 대다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대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부가 일본·대만처럼 기업지배구조 코드와 스튜어드십 코드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 언제까지 대기업들의 로비와 반대에 끌려다니며, 1500만 투자자의 요구를 외면할 것인가?”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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