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투자자 “주총 안건 졸속검토 심각…최소 4주 전 공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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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기관투자자 “주총 안건 졸속검토 심각…최소 4주 전 공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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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와 더불어민주당 케이(K)-자본시장 특별위원회의 공동주최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상법 개정 이후 현황 진단과 개선과제’ 토론회에서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우찬 고려대 교수(앞줄 왼쪽에서 세번째), 발제를 맡은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네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국내외 기관투자자와 학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2026년 정기 주총에서 일부 상장사들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사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거나, 이사 수 정원을 줄이는 정관변경을 추진한 것은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개정 상법의 취지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들은 주총 안건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도록 주총일을 최소 4주 전 공고하도록 의무화하는 등 주총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투자자 모임인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와 더불어민주당 케이(K)-자본시장 특별위원회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개최한 ‘2026년 주총 진단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발제를 통해 “올해 주총에서 코스피 200 상장사 가운데 사외이사(독립이사) 임기를 (3년으로) 연장하거나, 이사 수에 상한을 설정하는 정관 변경을 시도한 기업이 각각 10%와 12.5%에 달한 것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개정상법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라며 “국민연금이 해당 안건에 대체로 반대했지만, 아이에스에스(ISS) 등 해외 의결권자문사들이 대체로 찬성하면서 주총에서 각각 95%와 92%나 가결됐다”고 지적했다. 정관 변경을 시도한 상장사는 효성중공업, 삼성전자, 롯데케미컬, 태광산업, 카카오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또 올해 주총의 문제점으로 △주총 의장의 불공정한 진행 △주총 소집기한 및 개최일 집중 △외국인이나 경영인 출신 이사를 선임하려는 노력 미흡 및 지배주주의 이사회 통제 강화 △의결권자문사의 일관성 결여 등을 꼽았다.
이 회장은 주총 개선 방안으로 △주주가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미국식 의결권대리행사 권유문 제도 도입 △이사회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이사 임기 1년으로 축소 △국민연금의 일관성 있는 의결권 행사와 내역 조기 공개 △의결권자문사 역할 재정립 및 감독 △기관투자가의 스튜어드십코드 준수 △이사 교육 프로그램 시행 △주총이 특정일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만의 일별 배분시스템 참고와 주총 소집기한 2주 전에서 4주 전으로 확대 등 8가지를 제안했다.
이 회장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아이에스에스(ISS) 등 해외 의결권자문사의 경우 의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시간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일관성마저 떨어진다”며 “최소한 금융감독당국에 보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하버드 로스쿨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애플, 엔비디아 등 500대 상장사의 91%가 이사 임기 1년 단임제(연임 제한 없음)를 채택해 매년 주총에서 전체 이사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다”며 “영국도 기업거버넌스코드에서 이사 임기 1년 단임제를 의무화하고, 일본도 소니·히타치·도요타 등 대표기업들이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주총일 집중과 주총일이 임박해 소집공고를 하는 (고질적) 문제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2월 결산법인의 주총 중 70.3%(1743개사)가 3월26일·27일·31일 사흘에 집중됐다”며 “주총일 소집공고도 주총 2주 전에 집중되고, 안건 검토에 필요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 공시는 주총 1주 전에 몰리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을 포함한 국내 기관투자자는 1주일 안에 수백개 회사의 안건을 분석해야 하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사업·감사보고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찬반 의결권을 행사하는 실정”이라며 “일본처럼 감사·사업보고서를 포함한 주총 안건을 3주 전에 전자공시하도록 의무화하고,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5영업일 전까지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한 규정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전체 주주의 절반에 육박하는 개인주주의 적극적인 주총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내 상장사는 대부분 12월31일을 의결권 기준일로 하고, 그다음 해 3월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하다 보니, 주주들의 주총 참석 유인이 작다”며 “의결권 기준일을 축소하는 법 개정과 함께 회사가 주주 권익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기준일을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의결권 기준일은 48시간 이내이고, 미국은 10~60일로 우리나라보다 짧다. 그는 “소액주주들이 주총일과 전자투표기관을 알려면 공시시스템에 수시로 들어가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크다”며 “소액주주들에게 전자문서, 증권사 앱을 활용한 알림을 통해 주총일과 전자투표 링크를 통지하면 주총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또 우리나라는 해외 주요국보다 이사 보수 결정에 대한 주주의 권한이 약하다며 ‘보수 한도’ 대신 실제 ‘보수 지급액’을 주주가 결정하고, 고정급, 성과급 금액과 산정방법, 주식보상 상한, 퇴직금 적립액 등을 구분해서 승인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총의 공정한 진행을 위해 소액주주들이 일정 지분 이상 보유하면 주총 의장 선임 청구권을 부여하고, 주총 의장이 공정하게 의사진행을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해야 하며, 법무부가 주총 관련 모범 가이드라인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우찬 고려대 교수(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는 네덜란드 연기금의 운용사인 에이피지(APG)의 사라 리 이사, 국민연금 이동섭 수탁자책임실장,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김춘 정책본부장,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가 참여했다.
ICGN은 기업 지배구조와 투자자 스튜어드십의 국제표준을 제시해온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이다. 전 세계 40개국의 300여개 자산운용사와 자문기관이 회원으로, 보유자산이 90조달러(약 13경5천조원)에 달한다. ICGN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ICGN 코리아 컨퍼런스 2026’을 공동 주최하고, 한국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과를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논의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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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543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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