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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이사회 독립 아직 멀어,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권 행사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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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2회 작성일 26-04-06 10:27

이창환 “이사회 독립 아직 멀어, 국민연금 적극적 주주권 행사 긍정적”

작성일 26-04-06 조회수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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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얼라인파트너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주가가 거침없이 올라 코스피 지수가 6천 포인트 너머까지 간 데는 반도체 초호황도 있지만, 후진적인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큰 몫을 했다. 중동 전쟁만 마무리되면 올 1분기 수십조원을 순매도한 외국계도 돌아와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하리라는 기대가 살아있다. 그럼 정말 기업의 체질이 달라져 한국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지난주 마무리된 정기 주주총회는 기업들이 바뀐 제도와 한국 사회의 기대에 맞춰 변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기회였다.

올 주총이 어떠했는지 국내 행동주의 투자의 최전선에 있는 이창환(39)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에게 들어봤다. 행동주의 펀드는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 가치를 끌어올림으로써 수익을 낸다. 지배구조나 자본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기업의 지분을 일부 산 뒤, 경영진을 상대로 주주 제안을 하거나 주총에서 표 대결을 펼쳐 변화를 끌어낸다. 적극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므로, 기업의 현실과 시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인터뷰는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얼라인파트너스 사무실에서 했다.

― 올 정기주총 시즌이 끝났다. 이사의 전체 주주 충실의무 명시, 대기업 집중투표제 의무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뼈대로 한 1~3차 상법 개정 뒤에 열린 첫 주총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약간의 변화는 느껴진다. 이제 기업도 최소한 지배구조 개혁이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일부 기업, 집중투표 무력화 ‘꼼수’

― 상법 개정의 핵심은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하자는 것인데,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고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견제·견인하는 이사회로 나아가고 있나?

“이사회가 제 기능을 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것 같다. 무엇보다 이번에도 이사회 인적 구성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학자나 변호사의 비중이 높은데,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통제하기 쉽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 우리나라 상장사 대부분에 지배주주가 있고 다단계 중복상장으로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상황에서, 경영진과 이사회는 지배주주의 뜻대로 움직이기가 쉽다. 이들이 회사 업무를 잘 모르니 경영진이 뭔가를 준비해 왔을 때, 그에 대해 제대로 된 질문이나 반박을 하기 어렵다. ”

― 일부 기업은 개정 상법의 허점을 찾았다. 이사 수를 줄이거나 임기를 조절한 회사가 많았는데, 집중투표제를 통해 일반주주가 추천한 이사나 감사가 진입하는 걸 막으려는 ‘꼼수’로 비판 받았다.

“예상했던 일인데 입법 단계에서는 이런 시도를 자본시장에서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워낙 많은 상장사가 동시다발로 주총을 여는 상황에서 깊이 있게 이런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평가해 투표하는 체제가 미비했다. 특히 한국 자본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들은 이런 정관 변경안에 주로 찬성 의견을 냈다. 주요 상장사 주식의 40% 정도를 가진 지배주주와 35% 정도를 가진 외국계 투자자가 찬성을 하면 안건이 통과된다.”

― 기업은 이사회 구성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할 필요도 있었다고 해명하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이사회의 급격한 변화도 가능해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모든 이사가 매년 주총에서 재신임받는 것이다. 문제없이 잘하면 주주들이 현 이사의 편을 들어준다. 상법을 개정해 3년 이내로 되어 있는 이사 임기를 미국처럼 원칙적으로 1년으로 줄이는 보완 입법이 필요해 보인다. ”

이사 매년 재신임받게 하자

― 국민연금은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하려는 정관변경안이나, 실적이 부진한데도 이사의 보수를 올리는 안건 등에 줄줄이 반대했다. 이런 국민연금의 변화를 어떻게 보는가?

“굉장히 긍정적인 변화라고 본다. 무엇보다 상법개정 취지를 거스르는 ‘꼼수’ 정관 변경에 대해 미리 보도자료를 내면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쉽지 않은 용기를 낸 낸 것이다. 실제 의결권 행사도 적극적으로 했다. 비록 문제 있는 정관 변경을 다 막지는 못해도 국내 의결권 자문사 등 다른 투자 주체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국민연금이 이렇게 나오면 국내 자산운용사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숙제는 해외 의결권 자문 기관들이다. 아이에스에스(ISS), 글라스 루이스 같은 외국계 자문사들이 국내 주총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외국계는 이들의 권고대로 투표한다. 이들에게 상법 개정 및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들의 의결권 권고 기준을 따라잡도록 안내하는 게 시급하다는 걸 확인했다.”

― 주총 절차 가운데 개선할 사항이 있다면?

“주총 소집 기한을 늘려야 한다. 상법은 2주 전에만 소집공고를 하면 된다고 하지만 4주는 돼야 한다. 소집공고에서 주총까지 기간이 짧아 주주의 위임장을 받기가 촉박하다. 외국계는 주총 10일 전에는 의결권 행사가 완료돼야 하는데, 2주 전에 공고를 내면 이들에게 주총 안건을 설명할 시간이 하루나 이틀뿐이다. 주총이 3월 마지막 주에 집중돼 있어 국내외 기관의 스튜어드십 코드 활동 및 의결권 자문사의 고품질 의결권 권고가 불가능해지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일본에서 했듯이 주총 날짜를 강제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회사 쪽의 주총 의장권 남용도 문제다. 주주제안을 한 쪽의 위임장을 불합리한 이유로 인정하지 않거나 의결권을 근거 없이 제한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 일정한 자격을 갖춘 주주가 법원에 제삼자 의장 선임을 신청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얼라인파트너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얼라인파트너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주총, 4주 전에는 공고해야

― 얼라인파트너스는 이번에 6개 기업에 공개 주주제안을 했다.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례가 여럿 나왔다는데.

“디비(DB) 손해보험에서 우리가 추천한 감사위원이 표결로 선출됐다. 지배주주가 있는 시가총액 10조 이상의 상장사에서 주주제안 이사가 선임된 첫 사례이다. 아이티 인프라 서비스 업체인 가비아에서도 우리가 추천한 이사 2명이 선출됐는데 ‘3%룰’(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 까지만 인정하는 대주주 견제 제도)이나 집중투표제 도움 없이 보통결의로 주주제안 이사가 선출된 첫 사례이다. 또 가비아, 코웨이 등 5개 회사에 임원 보상 체계를 공개하라는 ‘권고적 주주 제안’ (주총 목적 사항이 아닌 사안에 대해 주주의 총의를 묻는 것)을 했는데 가비아 이사회가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며 의안 상정을 명시적으로 거부했다. 이에 우리가 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이 인용취지로 화해 권고를 했다. 그 결과 주총에서 의안이 상정돼 가결까지 됐다. 이게 의미 있는 것은 회사경영 전반에 대해 주주들의 의견을 모아 전달할 수 있는 권고적 주주제안이란 중요한 수단을 확인한 것이다.”

― 지난해 기업 임원의 ‘셀프보수’에 대해 대법원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인은 표결에서 제외한다는 의미 있는 판결이 있었는데, 이번에 임원 보수를 주주제안으로 통과시킨 사례도 있었다.

“치과용 의료기기 업체 덴티움 이란 회사에서는 우리가 낸 이사 보수 한도에 대한 주주제안이 가결된 첫 사례도 나왔다. 사실 이사 보수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서 굉장히 중요한 툴이다. 지금까지는 경영진 보수를 지배주주가 정했기에 주주에게 친화적이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이제 일반 주주가 결정하게 됐다. 앞으로는 이사 보수 등 경영진 보상 문제를 좀 더 중요하게 다뤄보려고 한다”

― 주주제안을 경영진이 자발적으로 수용한 곳도 있었나?

“전자부품 업체인 솔루엠에서는 최대 주주인 회장과 협의해서 표 대결 없이 이사회 독립, 전문경영인 체제 전환 같은 요구에 합의했다. 기업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본다.”

― 그런 사례가 나타나는 거로 봐서 상법개정으로 국내에서도 행동주의 투자의 반경이 넓어진 것 같다.

“야구로 치면 3회쯤 온 것 같다. 겨우 기본적인 틀이 마련된 정도이다. 상법 개정에도 기업의 행동은 의미 있게 바뀌지 않았고 약간 인식의 변화가 있는 수준이다. 일본만 해도 행동주의 전략이 활성화됐는데, 재벌 회장 체제가 강고한 우리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 적대감은 줄었지만 기업이 행동주의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소통하려 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일반주주의 제안에 회사가 답변하고 서로 설득하는 건설적인 경쟁이 돼야 한다. 그러면 집단지성이 발휘돼 나은 결과가 나온다. 얼라인은 공개서한을 회사에 많이 보낸다. 사실 주총에서의 표 대결이 핵심이 아니고, 이런 대화가 더 중요하다. ”

자본비용 의식해야 저성장 탈피

― 행동주의는 지배구조뿐 아니라 자본의 효율적 활용도 중요하게 본다. 그런데 일부 기업은 여전히 잉여자본을 쌓아두는 걸 미덕으로 안다. 자본비용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인식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맞다. 자본은 공짜가 아니다. 오히려 대출을 쓰는 것보다 비싸다고 생각해야 한다. 국내 기업은 자본이 많지만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이들이 자본을 깔고 앉아 있으면 국가의 잠재성장률도 낮아지게 된다. 이런 잉여가 배당으로 분배되면 스타트업, 인공지능, 바이오 같은 신성장 산업으로 흘러갈 수 있다. 자본시장 개혁의 큰 목표는 경제 전체의 자본의 효율성 향상이다. 일본은 2010년대 이후 자본비용에 신경을 써서 경제의 활력을 되살렸다.”

― 행동주의 펀드가 배당 확대나 단기차익을 노려 기업의 장기 성장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다.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회사에 유보된 자본이 높은 수익률로 재투자 된다면 어떤 행동주의도 고배당을 요구하지 않는다. 성숙기에 접어든 기업은 자본비용을 넘어서는 수준의 재투자가 어렵다. 그런데도 지배주주가 주가에 무관심하고 (배당 대신) 무조건 사내에 유보하는 게 이익이라 생각한다. 대대손손 회사를 물려주고 싶고, 거기서 높은 연봉 빼가고 특수관계인 거래로 빼가면 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걸 포장하는 논리로 기업의 장기성장을 위해, 미래 투자를 위해 유보한다고 한다.”

―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에도 일본 등에서 하듯 운용자산을 위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가장 수혜를 보는 게 국민연금이다. (연금이) 행동주의 전략을 직접 하는 것보다는 행동주의 펀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 얼라인파트너스는 창립 5년 만에 운용자산이 1조2천억원에 이르렀다. 앞으로 10년 뒤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

“사실 얼라인파트너스가 필요 없는 그런 자본시장이 되길 바란다. 그때까지는 행동주의가 성공하는 방식, 케이스, 판례를 최대한 많이 남겨서 자본시장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회사가 되고 싶다.”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ESG센터 연구위원, 녹취 이하림 보조연구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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