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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가 기업에 관여할 때 ESG 요소도 고려”…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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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1회 작성일 26-06-10 09:21

“기관투자자가 기업에 관여할 때 ESG 요소도 고려”…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안

작성일 26-06-10 조회수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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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한국스튜어드십 코드 개정 공청회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열렸다.

한국거래소서 개정안 공청회 열려
경제개혁연대 “내실화 가능 의문” 비판

그동안 형식적으로 운용되어온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수탁자 책임에 대한 원칙)를 코스피 지수 8천 시대에 걸맞은 실질적인 책임투자 규범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개정안 공청회가 열렸다.

한국이에스지(ESG) 기준원(이하 기준원)과 한국거래소는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콘퍼런스홀에서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기준원은 이달 26일까지 공개적으로 의견수렴을 받은 뒤, 이날 나온 전문가 의견과 종합해 개정안을 확정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 투자자가 고객이 맡긴 돈을 성실히 관리하는 ‘청지기’처럼, 투자한 기업의 가치와 주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책임 있게 의결권을 행사하고 적극적으로 관여하라는 원칙이다. 상법·자본시장법 등 법제화된 규범과 달리 기관 투자자들이 코드 가입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유연하게 이행할 수 있어 연성 규범(soft law)으로 불린다.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는 2016년 말 제정된 이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고, 기관투자자의 관여활동 이행·점검 체계도 부실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후진적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는 자본시장에서 기관 투자자의 관여 활동이 효과적이어서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내실화해야 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과 국정과제로 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를 약속했다.

이날 기준원이 내놓은 개정안의 핵심은 기관 투자자의 주주 관여를 단순히 넓히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질성·설명책임·사후점검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데 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하는 자산을 기존 국내 상장 주식에서 채권, 부동산, 인프라, 비상장 주식, 해외 자산 등으로 자율적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 및 지속가능성을 비재무적 요소로 명시해, 단순히 윤리 구호가 아니라 투자 대상 기업의 장기가치와 연결해서 주주관여 활동을 하도록 한다 △기관 투자자끼리 힘을 합치는 ‘협력적 관여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한다 △주주 관여의 대상도 기업과의 대화, 의결권 행사에 그치지 않고 투자 확대·철회 등 투자의사 결정 전반으로 넓힌다 △개정 상법의 주주 충실 의무를 반영해 투자 대상 회사 이사회가 회사와 주주를 위해 충실히 직무를 수행하는지 점검하도록 한다 △기관 투자자가 수탁자 책임 활동 지침을 반드시 마련하도록 하고, 관여 단계와 점진적 강화(escalation) 절차, 정기 보고와 보고서 제출로 설명책임을 높인다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점검을 위해 기관 투자자가 매년 활동 보고서를 기준원에 제출하도록 한다 △스튜어드십 코드 발전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해 코드 개정 필요성을 3년 마다 점검하고, 참여 기관들의 수탁자 책임 이행 수준을 매년 점검하도록 한다 등이다.

이날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개정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실효성 있는 책임투자 규범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에 맞는다고 인정하면서도 개정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나 실행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9일 개정안에 대해 논평을 내고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유도할 실질적인 수단을 갖추지 못한 점에서 매우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개정안이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점검을 스튜어드십코드 발전 위원회(이하 발전위원회)가 담당토록 하고 있으나 기준원이 위촉하는 비상근 민간위원회가 257개에 이르는 기관투자자의 코드 이행을 점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기준원이 사무국으로서 실무를 지원한다 해도 이들 역시 관련업무 담당자가 2∼3명에 불과해 충분한 지원역량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고, 기준원이 기관대상 영업을 하고 있어 방화벽을 세운다 해도 이해상충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인적·전문적 역량을 갖춘 금융감독원이 수행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이행 점검 결과의 공개에 대한 내용이 개정안에 들어있지 않고, 미이행 기관에 대한 코드 참여 배제 권한을 명시적으로 발전위원회에 부여하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청회에서는 이번에 새로 들어간 이에스지(ESG) 등 지속가능성 요소에 대해 그 범위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남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김지안 부산대 교수(법학전문 대학원)는 “이에스지 등 지속가능성 요소는 별도의 독립적 목적이라기보다는 고객과 수탁자의 장기적 이익과 투자자산의 장기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에서 고려하는 요소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국이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개정을 통해 한 것처럼, 우리도 이에스지보다 더 넓게 시장 및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시스템 리스크’란 개념을 도입해 지정학·공급망·인공지능(AI)·사이버보안 등을 다룰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ESG 확대가 자칫 거버넌스 문제를 희석하는 ‘ESG워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그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은 기후변화나 사회공헌의 부족이 아니고 지배주주 중심의 취약한 지배구조와 주주환원 결여”라며 “가이드라인에서 ESG를 수평적으로 동일하게 다루면 지배주주가 불공정 합병 등으로 일반 주주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도 우리는 친환경 투자를 늘렸다는 식으로 강변하는 ESG 워싱의 면죄부를 줄 위험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행 점검의 기초가 되는 기관투자자의 보고서를 내실 있게 작성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간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체크하는 체크리스트 수준에 머물렀던 이행보고서를 실천과 설명 중심의 보고서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지윤 연세대 교수(경영학)는 이번 개정이 기관 투자자의 판단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과 설명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이라며 “이런 방향이 스튜어드십 코드의 본질적인 취지에 부합하고 궁극적으로는 기관 투자자의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동섭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실장은 기관투자자의 이행 보고서가 “주주 관여 활동 등이 기업 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성과를 중심으로 기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국민연금이 운용자산의 절반을 위탁 운용하는 까닭에 위탁운용사의 역량이 국민연금 전체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역량과 직결된다며 “국민연금은 위탁 자산운용사의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 수준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위탁 운용사 평가와 선정에 좀 더 실질적으로 반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보고와 점검이 실질적인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일정한 사후 평가제도가 꼭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지윤 교수는 “영국은 공개된 보고서의 내용을 평가하고 기준에 미달하는 기관은 서명(참여) 기관의 자격을 박탈한다”라며 “우리도 장기에 걸쳐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거나 형식만 갖추는 보고서만 낼 뿐 실제 활동이 많이 미흡한 경우 그 참여 기관 자격을 재검토하는 방안까지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법 개정으로 명확해 진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관여 활동이 되기 위한 보완 필요성도 지적됐다. 이창환 대표는 추상적인 충실의무를 명확히 하려면 지배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해가 충돌하는 사안을 집중적으로 점검토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기주식 처분, 3자 배정 유상증자, 합병, 공개매수, 상장 폐지, 중복 상장 등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전체 주주의 이익을 이사회가 충분히 고려했는지를 점검과 관여의 핵심 기준으로 명확히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와 이사회의 소통 통로도 마련되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숙미 변호사(법무법인 세종)는 “그간 상당수의 관여활동이 실무자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며 “이사회 중심의 소통 관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변해야 하고 이를 위해 이사회 내의 보수위원회, ESG 위원회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 반영된 협력적 관여활동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창환 대표는 “주주 관여를 혼자서 하기 어렵고 여러 기관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관여의 실효성을 좌우하는 핵심이고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스튜어드십 코드도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이런 관여활동이 잘 작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와 밸류 업 프로그램을 연동해서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제시됐다. 한국거래소가 매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평가해 10개 기업을 선정할 때 반영하는 방안이다. 조진우 한국거래소 기업밸류업지원부장은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관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기업일수록 실질적인 기업가치 제고 활동 의지가 있다고 볼 수 있어, 이를 밸류 업 우수기업 선정 시 정성 평가 요소로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ESG센터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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