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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감사위원 후보 “감사위원에 독립성 없으면, 전문성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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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9회 작성일 26-09-08 08:58

고려아연 감사위원 후보 “감사위원에 독립성 없으면, 전문성도 무용지물”

작성일 26-09-08 조회수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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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된 박유경 전 에이피지(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담당 본부장.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인터뷰] 박유경 고려아연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

“한명이라도 제 목소리 내야
전체 주주 이익에 부합할 것
선임되면 즉시 특별조사 제안”

“독립적 감사위원 한명이라도 제 목소리를 내는 게 전체 주주들 이익에 부합합니다.”

박유경 고려아연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는 지난 1일 한겨레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은 1·2대 주주간 지배권 다툼이 진행 중인 가운데 각종 사법·규제기관의 조사와 제재, 주주가치 훼손 논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지만, 이사회와 감사위원회가 기관투자가 및 소액주주를 위해 견제·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박 후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출신의 대표적인 지배구조 전문가로 불린다. 에이피지(APG)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거버넌스 담당 본부장을 역임했다. 에이피지는 세계 3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의 자회사다. 고려아연의 1대 주주인 엠비케이(MBK)·영풍 컨소시엄은 오는 9일 임시주총에서 선임하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후보로 박 전 본부장을 추천했다.

박 후보는 만약 감사위원이 되면 가장 먼저 할 일을 묻자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검찰 등 사법·규제기관의 제재가 확정되거나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 주주가치와 주주이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거나 미칠 수 있는 자본·투자 관련 사안에 대해 감사위원회 차원의 특별조사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사회가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한 백인규 단국대 교수의 의견을 듣기 위해 고려아연에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감사위원 후보 추천을 수락한 이유는?

“고려아연은 (상법 개정의 이유인) 한국 기업지배구조 문제의 축약판이라고 할 수 있다. 상법 개정이 되었다고 지배구조 문제가 일시에 해결되고, 모든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자본시장의 각 주체,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하고, 이사회 감시 역할을 할 때 비로소 지배구조 관행이 주주친화적으로 변할 것이다. 특히 고려아연과 같이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비중이 낮은 기업의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감시 기능을 발휘하지 않으면, 과거의 낡은 지배구조 관행이 지속되어 상법 개정의 취지를 무력화할 것이다. 진정한 독립성과 전문성, 시장에 대한 이해를 갖춘 분들이 다양한 기업의 이사회에 참여하여 한층 개선된 지배구조 관행을 세워주길 바라고 있다. 한 사람의 독립이사(감사위원)가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한명이라도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고려아연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의결권 자문사인 이에스지(ESG)기준원은 ‘독립성’을 이유로 박 후보에 찬성을 권고했다. 하지만 나머지 다른 자문사들은 회계 전문성을 이유로 이사회가 후보로 추천한 백인규 단국대 교수에 찬성을 권고했다.

“고려아연의 현 감사위원장은 국세청 출신이다. 하지만 회사는 현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사회의 핵심 문제가 회계 전문성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제 역할을 했다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법·규제기관의 조사와 제재, 주주가치 훼손 논란을 대부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독립성이 없으면 전문성도 무용지물이다.”

일부 자문사는 백 후보 지지 이유로 ‘경영 연속성’을 꼽았다.

“해괴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수많은 문제를 양산한 현 경영방식을 계속 지속해야 한다는 뜻인가? 독립적 감사위원이 해야 할 일은 경영을 방해하는 게 아니다. 전체 주주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이미 벌어진 문제들에 대한 점검, 사후 방지 장치 마련을 위해 다른 감사위원들과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일부 의결권 자문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부족, 투자에 대한 이해 부족, 형식적 대응 관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상법개정의 후속 조처로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 책임원칙) 이행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이를 반영한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고려아연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는 얘기가 있다.

“삼성·에스케이 같은 초거대 그룹보다 작은 기업들은 시장의 감시망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해외투자자와 글로벌 미디어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국민연금이 거의 유일하게 유효한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는 기관투자가이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5% 이상이다.”

엠비케이·영풍 컨소시엄은 독립적인 외부전문가로 심사위원회를 꾸려 박 후보를 추천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쪽은 박 후보가 컨소시엄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고 의심한다.

“후보 추천을 받아들일 때부터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독립이사가 (경영진은 물론) 주주제안자로부터도 독립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갈등에 대한 입장은?

“지배주주와 경영진 사이의 지배권 다툼은 있을 수 있다. 다만 기업 경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배권 다툼이 기업의 평판과 전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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