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제안 때 이사회가 무시 못하게 공시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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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제안 때 이사회가 무시 못하게 공시 의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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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6000을 넘어서며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의 본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전체 상장사 열개 중 일곱개는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보다 작아, 기업의 장부상 순자산가치보다 시가총액이 낮다. 이런 저평가 상장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지려면, 사모펀드나 경쟁사의 인수 제안이 있을 경우 이사회가 이를 제대로 공개하고, 지배주주 이익이 아니라 전제 주주의 이익을 위해 내용을 검토한 뒤 의견을 밝히도록 의무화하는 공시개편이 필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기업경영 지배권 변경을 목표로 하는 인수합병 제안이 올 경우 지난해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를 규정한 상법 개정의 취지에 맞춰 이사회에 적극적인 판단 의무와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이남우)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 타워동에서 개최한 ‘개정 상법에 따른 M&A 인수 제안 관련 공시제도 개편’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이용우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은 “한국 주식시장은 지난해 상법개정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결과, 전체 코스피 시장의 PBR이 1.7배를 넘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고 있으나 저평가 기준인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이 69%(2025년 9월 기준), 특히 초저평가 기준인 PBR 0.5배 미만이 4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저평가 기업이 특히 많은 이유는 상장기업이 퇴출당하지 않아 부실 상장기업도 많은 데다, M&A 거래 시 지배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이 지급되어 일반주주는 소외되며, 저평가 기업에 대한 M&A 인수제안이 있어도 이사회가 무시하거나 아무런 공시를 하지 않아도 법적 리스크가 없어 저평가 상장사에 대한 M&A 시도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의원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저평가 상장사에 대해 사모펀드나 경쟁사가 진지한 인수제안을 하면, 이사회는 전체 주주의 이익 관점에서 면밀히 검토하고 그 과정을 상세히 공시할 의무를 진다”며 “만약 합리적 이유없이 거절하면 소송대상이 되므로, 저평가 기업은 M&A를 통해 가치를 재평가받거나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당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비우호적인 ‘이사회 압박’(베어 허그) 전략을 통해 M&A 인수제안이 있으면, 이사회와 주주 간 이해상충 가능성이 커 이사의 경영판단 원칙보다 강화된 심사기준으로 이사회의 판단 및 결정과정에 대해 평가한다. 미 델라웨어주는 판례를 통해 이사회의 방어와 매각행위에 대한 기준이 정립되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인수 제안 시 수시공시 의무(8-K), 공식 공개매수에 대해 이사회 의견 공시(Rule 14e-2) 및 상세보고서(Schedule 14D-9) 제출 등의 공시규정을 두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23년 경제산업성의 ‘기업매수지침’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저평가 상장사 수가 현저히 줄어드는 등 M&A 시장이 활성화됐다는 평가다. 지침에 따르면 인수제안을 받은 대상회사의 이사회는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제안내용 신속보고, 진지한 검토, 최선의 조건 도출 협상 등의 의무를 진다. 일본 기업의 이사회는 과거에는 동의없는 인수제안을 무조건 거부했으나, 지침 발표로 ‘경영권 방어’보다 ‘기업가치와 주주이익’을 우선시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인수제안이나 공개매수에 대해서 이사회 검토 및 공시의무가 없고, 상법개정에도 불구하고 M&A 관련한 이사의 행위규범이 없고, 판례가 미비해 이사의 책임범위에 대해 혼란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실효성 있게 전체 주주이익을 보호하려면 M&A 제안 관련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마련과 공시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공시제도 개편방안으로 △‘주요사항 보고서’ 제출 사유에 경영권 변경목적의 인수제안 신설 포함 △‘진지한 인수 제안’의 기준 및 공시내용 구체화 △경영권 변경 목적 공개매수에 대한 회사의 의견표명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이번 포럼에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전종언 마이알파매니지먼트 한국 대표, 임지우 트러스톤자산운용 팀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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