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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넘어 도약하려면…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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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7회 작성일 26-02-11 10:15

코스피 5000 넘어 도약하려면…스튜어드십 코드 내실화 ‘발등의 불’

작성일 26-02-11 조회수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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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포인트가 한번 갔다 오는 ‘반환점’이 되지 않으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지배구조가 자리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방안의 하나로 연기금의 책임투자 강화와 기관투자자 간 협력플랫폼 구축, 법·제도 정비를 포함한 ‘이재명 정부판 스튜어드십 코드’ 재정비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남의 돈을 맡아 투자하는 연·기금,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들이 “집사처럼 책임 있게, 적극적으로 기업을 감시·참여해서 투자한 사람들의 이익을 지키자”고 약속한 규칙을 말한다.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는 도입된 지 10년을 앞두고도 개정 한 번 없이 형식적 운영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제고를 위한 내실화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 위원회와 김윤 의원이 공동주최한 토론회는 금융위원회,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시민단체 등이 참여해 코드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더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개정 방향과 이행점검 체계, 연기금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황현영 자본시장 연구원 연구위원은 발제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단순 주식 보유를 넘어 투자대상 회사의 장기 가치 형성에 관여하도록 하는 행동지침”이라며 “전문지식과 자원을 가진 기관투자자가 적극적 역할을 함으로써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이익 확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실제 2016년 제도 도입 이후 코드 참여 민간 기관투자자의 주주활동은 외견상 활발해졌다. 정기주총 안건에 대한 반대 의결권 행사 비율이 2014년 1%대에서 2024년에는 4.59%까지 늘었고 코드 참여기관의 반대율은 미참여 기관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역시 코드 참여 이후 반대의결권 행사 비율과 기업과의 서신·면담 등 주주 관여활동 건수가 많이 증가했다.

하지만 보고·공시·실행 면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 스튜어드십 이행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기관은 연간 평균 10여건에 불과하고,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를 제외한 보험사·은행·증권사는 보고서 발간 사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사모펀드 운용사, 투자자문사, 서비스 기관 등은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한 홈페이지조차 없는 실정이다.

의결권 공시도 부실하다. 2024년 8월 금융감독원 점검에 따르면, 점검 대상 자산운용사의 96.7%가 의결권 행사·불행사 사유를 “주주권 침해 없음” 등 형식적인 문구로 채웠고, 안건명·의안 유형·대상 법인과의 관계조차 제대로 적지 않은 회사가 다수였다. 의결권 행사 관련 내부 지침도 법령 수준의 기본정책만 공시하고 안건별 세부 지침을 공개하지 않은 운용사도 40%가 넘었다.

황 연구위원은 코드를 충실히 이행해도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거의 없는데, 인력·리서치·법률 검토 비용은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코드 이행과 비이행을 시장이 구분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기관 투자자의 ‘합리적 무관심’이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론회에서는 우선 ‘등록 단계부터 실질 이행을 전제로 한 관리체계’를 구축하자는 제언이 나왔다. 현재 50여개 기관이 ‘참여 예정’ 상태로만 남아있는 제도는 폐지하고, 이사회 승인 등을 거친 구체적 이행계획을 제출한 기관만 등록을 허용하자는 제안이다.

코드 참여 이후에는 정기적 이행점검과 공시, 제재까지 포함하는 패키지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즉 △ 참여기관의 이행보고서와 점검결과를 통합 공시해 투자자가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하고 △ 이행 우수 기관은 연기금 등의 위탁운용사 선정과 수수료 산정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개선 요구에도 미이행이 지속하는 기관은 참여기관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튜어드십 코드의 적용 범위를 상장주식 외에 채권·부동산·인프라 등으로 확대하고, 이에스지(ESG)·지속가능성 요소를 명시적으로 포함하자는 개정방향도 제시됐다. 특히 주주총회 안건 찬반을 넘어 기업과의 대화·서신 발송·공개서한·주주제안·소송 등 ‘관여활동’(engagement)을 핵심축으로 재정립하고, 관여활동 절차·격상 단계·종료 기준을 코드와 지침에 상세히 담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승희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현행 7대 원칙에 일괄 적용된 ‘준수 또는 설명’ 방식을 개선해, 원칙은 의무 준수, 세부 안내지침 일부에만 예외 설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한목소리로 연기금, 특히 국민연금의 역할 강화를 주문했다. 일본 국민연금(GPIF)이 위탁운용사 평가에 스튜어드십 활동 비중을 확대하고, 행동주의 펀드에도 자금을 맡겨 관여 활동을 촉진한 사례가 대표적 베치마크로 거론됐다. 위탁운용사 관리에서도 국민연금은 코드에 참여해 지침만 마련해도 선정 시 2점 가점을 부여하지만, 실제 관여 활동의 질·성과를 평가해 위탁규모나 수수료에 반영하는 구조는 아직 미흡하다. 이에 비해 일본 국민연금은 위탁사 선정·평가 기준에 스튜어드십 활동을 별도 항목으로 포함해, 이에스지 통합 여부·관여활동 방식·의결권 행사 원칙 등을 상세히 점검한다.

이동섭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수탁자책임실장은 배당정책, 임원 보수, 법령위반 등 6대 중점관리 사안을 중심으로 기업과의 대화 등 수탁자책임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업과의 대화는 비공개를 원칙으로 해서 대부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며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활동을 “소극적으로 행해 왔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배당 이후 잔여 자본배치 계획의 불투명성 △경영진 보수정책의 구체적 공개 거부 △ 지배주주가 연루된 사건에서의 소극적 손해배상·재발방지 조치 등 해결되지 않는 과제가 적지 않다고 인정했다.

이승희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이 관여활동 대상 선정 등 직접 수행하는 관여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며 “행동주의 펀드에도 자금을 위탁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가진 전문성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제도 리스크 역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지목됐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주식 등 대량보유 보고 제도(5%룰) 와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규정이 ‘경영 참여’와 ‘공동보유’ 개념을 모호하게 정의하고 있어, 기관들이 소송·주주제안·연대 행동에 나서기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황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한 명 선임 요구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합병에 대한 공동문제제기까지 경영 참여로 해석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며 “위반 시 과징금·형사처벌·심지어 의결권 제한까지 가능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장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제도는 자본시장 초창기 도입된 제도로 현재와 같은 자본시장 발전과 적극적 주주활동을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렇게 제도가 설계된 나라는 (지구 위에서)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승희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를 들며 “영국은 특정 주주총회 의안에 한정된 공동 의결권 행사를 대량보유 공시의무에서 사실상 제외해 협력적 관여활동을 보장하고, 일본도 2024년 금융상품 거래법을 개정해 금융기관 간 공동 관여활동에 폭넓은 예외를 인정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도 5%룰 시행령과 법령해석집을 개정해, 경영권 장악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지배구조 개선, 배당정책 개선 요구 등은 신속신고 대상에서 제외해 운용사와 연기금이 적극적으로 기업과 교섭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기형 의원(민주당 코스피 5000 위원장)은 인삿말에서 “일본은 2014년 도입 이후 세차례나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했지만 한국은 도입 이후 단 한번도 손질하지 않았다”며 “코드를 개정해 단타투자가 아니라 좀더 장기적 투자를 유도하고 주주들이 기업의 혁신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스튜어드십 코드는 이제 참여여부가 아니라 이행의 질을 묻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14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 자산을 운용하는 만큼, 그 수탁자책임 활동이 형식에 그치지 않고 기업 행동 변화를 이끌도록 이행점검과 평가·환류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할 때라고 말했다.

글·사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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