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스엠시의 경쟁력은 독립적이고 소통하는 이사회에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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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스엠시의 경쟁력은 독립적이고 소통하는 이사회에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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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산업전문 기자인 린훙원 기자 (‘비즈니스 투데이’, 今周刊 고문)는 대만 최대 기업이자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 제조업체 티에스엠시(TSMC)가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대만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25일 한겨레 기자와 만나 “모든 대만 기업이 티에스엠시를 닮으려 한다. 건강식품을 파는 업체가 있다면 그 업계에서 티에스엠시가 되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번역된 ‘티에스엠시 세계 1위의 비밀’을 쓴 린훙원 기자는 30년 넘게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취재해 온 정보기술 전문기자다. 한국에 관해서도 관심을 가져 삼성을 다룬 ‘거물 기업 삼성'이라는 책도 썼다. 특히 티에스엠시를 오래 취재해 모리스 창 창업자를 여러 차례 인터뷰했다.
그는 티에스엠시의 경쟁력이 이사회가 독립적으로 핵심사안을 논의하고 토론하는 문화에서 나온다고 밝혔다. 그의 책을 보면 티에스엠시는 1년에 4차례 이사회를 여는데 보통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까지는 이사회가, 화요일 오후에는 사외이사들이 참석하는 감사위원회와 보수위원회가 열린다. 특이한 것은 이사회 전날인 일요일 저녁 최고경영자인 모리스 창이 이사들을 만찬에 초대해 이사회 의제를 설명하고 토론하는 것이다. 3시간 정도 진행되는 만찬 자리에서부터 의제 토론과 소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모리스 창은 이사회 운영 및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 기업의 발전 현황과 향후 투자 전략에 대한 것을 모두 이사회에 보고했다고 한다. 그래서 초창기에는 하루면 충분했지만 회사가 커지면서 모든 이사가 회사의 일을 충분히 이해하고 결정을 내리도록 하는 데는 이틀 반이 걸리는 것이다.
— 창업자가 자신이 다루기 편한 사람을 이사회에 넣을 수도 있을 텐데 모리스 창은 그러지 않았나?
“그러지 않았다. 이사의 면면을 보면 쉽게 다루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다 유명한 사람이고, 그 분야에서 일해 온 사회적 지위가 있는 경영자들이다. 이점은 한국과 다른데, 삼성은 교수들을 이사로 많이 기용하는 듯하다. 유일하게 티에스엠시 이사회에 들어온 학자로는 세계적 경영학자 마이클 포터와 미국 매사추세스공대 총장이었던 라파엘 라이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모리스 창이 은퇴하기 전 이사회에는 티에스엠시 고위 임원진과 정부 쪽 대표를 제외하고 스전룽(대만 전자기업 에이서 창업자), 피터 본필드 (전 브리티시텔레콤 CEO), 토머스 엔지 버스(전 텍사스 인트트루먼트 회장), 마이클 스프린터(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CEO), 칼리 피오리나(전 휴렛팩커드 CEO) 등이 사외이사를 맡고 있었다.

— 모리스 창 제안이 이사회에서 거부되는 경우도 있나?
“2009년 시이오로 복귀한 그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냈을 때 이사들이 반도체 경기 불황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모리스 창의 끈질긴 설득으로 투자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었다. 그는 반대하는 사외이사에게 ‘반도체 경기는 순환한다. 이번에는 기업의 책임자인 나를 믿어달라’고 설득했다. 그의 말대로 반도체 경기가 그 직후 회복돼 티에스엠시가 다른 업체를 앞서가는 계기가 됐다”
티에스엠시의 미국식 조직관리와 지배구조 문화는 창업 초기 10년 사이에 뿌리를 내렸다고 린 기자는 말한다. 1대부터 3대까지 외국인에게 사장을 맡긴 것은 모리스 창이 글로벌 표준에 맞게 기업을 운영하고자 한 의도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는 책에 “공개적이고 투명한 미국식 기업관리 시스템과 아시아 기업 특유의 근면한 정신이 겸비돼 티에스엠시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이 완벽한 결합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기업들이 본받을 만한 선례일 것”이라고 썼다.
—모리스 창이 딸에게 승계할 계획은 없었나?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한 적 없다. 딸이 들어오면 자신이 과거에 말한 모든 규범이 어긋나는 것이다. 대만 사람들 모리스 창의 딸을 본 적도 없고 무얼 하는 지도 모른다.
타이베이/ 글·사진 이봉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bh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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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2180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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