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대응 ‘지자체 회복력’…환경 최고점 광명이 종합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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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대응 ‘지자체 회복력’…환경 최고점 광명이 종합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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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광명5동 행정복지센터 3층에 들어서자 업사이클링 예술품이 한눈에 들어왔다. 폐타이어는 테이블과 의자로, 병뚜껑 수백개는 대형 태극기와 가림막으로 재탄생했다. 주민들이 병뚜껑을 하나하나 세척하고, 타공 작업을 거쳐 뼈대를 설계하는 일까지 손수 해냈다. 완성된 작품들은 마을축제, 주민총회, 박람회 등에서 전시돼 재활용의 가치를 새롭게 알리고 있다.
복도에는 사다리, 드릴세트, 그라인더 등 생활공구가, 주민자치회 사무실에는 텐트, 테이블, 의자, 화로대 등 캠핑용품이 빼곡하게 진열돼 있다. “필요할 때 빌려 쓰면 불필요한 소비가 줄고, 탄소배출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주민자치위원회와 행정복지센터가 함께 생활공구와 캠핑용품을 무료로 대여한다. 지난해에만 약 300건의 대여가 이뤄졌다. 김추향 주민자치회 탄소중립·환경분과장은 지난 2일 한겨레와 만나 “탄소중립 실천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교육과 실천, 그리고 주민들의 꾸준한 참여가 쌓여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주민 주도의 환경 실천과 공동체 협력이 일상에 뿌리내린 광명시는 ‘2025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에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중 종합 1위에 올랐다. 환경(22.2점), 경제(23.0점), 사회(26.8점) 등 모든 영역에서 고르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광명시는 300인 이상 사업장 상용일자리 증가율이 15.85%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주민 1인당 전력 소비량이 409MWh로 전국 평균(1216.7MWh)보다 낮은 등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 고용안정과 친환경 정책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올해 처음 발표한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는 환경·경제·사회 등 3대 영역과 10개 부문, 38개 세부지표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위기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단기적 성과가 아닌, 외부 충격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지속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회복력’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단순한 경제성장이나 인구 규모 중심의 기존 지자체 평가와 달리,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위기 대응 역량, 그리고 공동체의 참여와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환경(30점), 경제(30점), 사회(40점) 등 3대 영역을 평가해 종합점수를 산출한 결과, 1위 광명시에 이어 경기 수원시, 광주 북구, 경기 성남, 서울 성동구, 경기 하남, 대전 유성구, 대구 중구, 경기 여주, 경북 포항 등이 뒤를 이었다.
환경 영역에서는 광명시가 역시 1위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경남 김해시, 부산 동래구, 경북 포항시, 경기 수원시 순이었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자원 재순환 정책, 환경오염 저감 등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경제 영역에서는 경기 화성시가 1위에 올랐고, 대구 중구, 서울 성동구, 경기 파주시, 울산 울주군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내총생산 성장률, 일자리 창출, 사회연대경제 활성화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회 영역에서는 경기 구리시가 1위를 기록했으며 서울 중구, 대전 동구, 서울 동대문구, 광주 남구가 상위권에 올랐다. 공중보건, 사회복지, 주거·교통, 시민사회 등에서 고른 성과를 보였다.

인구 규모나 행정구역 면적은 크지 않지만, 환경·경제·사회 각 영역에서 고르게 회복력을 갖춘 지방 중소도시를 ‘강소도시’로 구분해 따로 순위를 매겼다. 1위 강소도시는 전남 순천시가 뽑혔고, 강원 원주시, 전북 군산시와 전주시, 전남 나주시가 뒤따랐다. 대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지역 자원을 발굴·활용하고, 주민 참여와 사회적 경제, 친환경 정책을 결합해 ‘작지만 강한 도시’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는 해마다 실시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변화와 성과를 꾸준히 추적·분석할 계획이다. 2025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 보고서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누리집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정은주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기자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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