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학생들도 정책 발굴…세대통합 주민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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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학생들도 정책 발굴…세대통합 주민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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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책이 출간되면 우리 마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별량면을 더 많이 알릴 수 있고, 자긍심도 높아질 겁니다.”
지난달 26일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던 오후 2시, 전남 순천시 별량면 동송리 순천별량중학교 복합문화관 2층에서 ‘제5회 별량 청소년 정책마당’이 열렸다. 이날 ‘은혜 갚는 별량’팀의 전채윤(12·송산초 6학년) 학생은 ‘별량면 국가유공자 이야기책 만들기’ 정책을 제안하며, 별량면 주민자치회 정형준(64) 위원의 질문에 또박또박 답했다.
청소년 정책마당은 순천시의 대표적인 세대 통합 주민자치 현장이다. 별량면 3개 초·중학교 학생들은 15개 팀으로 나뉘어 직접 마을 정책을 발굴해 발표했다. 주민자치위원과 주민들은 학생들의 정책이 마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고민하며 현실적인 질문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채택된 정책은 내년 마을사업에 반영돼 예산을 배정받고, 실제로 마을 곳곳에서 실현된다.
2021년 첫 개최 이후 해마다 학생 정책 서너개가 주민참여예산에 포함됐다. 지난해에는 학생들이 ‘동물들도 생명이다’ 정책을 제안해, 별량면 상림사거리에서 덕산마을 편의점까지의 도로변에 야생동물 로드킬 방지 표지판을 설치했다. 정책을 제안한 학생들은 마을총회에 참석해 정책 취지와 사업 개요, 예산을 직접 설명하며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5년 전 별량면 주민자치회와 함께 청소년 정책마당을 기획한 이만옥 송산초 교사는 “초기에는 정책이 실현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지금은 마을과 공동체, 주민자치의 의미와 과정을 배우는 것이 더 소중하다”며 “주민들도 학생들의 제안을 존중하고, 새로운 시각을 얻는다”고 말했다.
‘2025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에서 순천시는 수도권과 특별·광역시 산하 지방자치단체를 제외한 전국 120곳의 기초지자체 중 강소도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오랜 기간 다져온 공동체와 주민자치 역량이 도시의 회복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순천시 주민자치회는 2019년 8개 읍면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2021년에는 24개 읍면동 전체로 확대했다. 주민세 전액이 각 읍면동 자치회 사업 재원으로 환원되며, 24개 읍면동은 인구수에 따라 최소 2천만원에서 최대 1억9천만원까지 지원받는다. 인구가 적어 주민세가 부족한 지역은 시비로 부족분을 보전한다. 별량면의 경우 내년 주민세 환원금 2330만원과 주민참여예산 약 1억4천만원이 배정될 예정이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올해 처음 발표한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는 환경·경제·사회 등 3대 영역과 10개 부문, 38개 세부지표를 바탕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의 지속가능성과 위기 대응 역량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한겨레는 해마다 지역 회복력 평가를 실시해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의 변화와 성과를 꾸준히 추적·분석할 계획이다. 2025 한겨레 지역 회복력 평가 보고서는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순천/양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사회변동팀장 ey.y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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