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포퓰리즘 시대, 보수의 미래 > 뉴스룸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바로가기

뉴스룸

뉴스룸

극우포퓰리즘 시대, 보수의 미래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64회 작성일 24-10-29 14:03

극우포퓰리즘 시대, 보수의 미래

작성일 24-10-29 조회수 864

본문

공유하기

  • 구글플러스로 공유
  • 페이스북으로 공유
  • 트위터로  공유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복지국가 네덜란드를 포함해 유럽, 남미 등 각국에서 극우 포퓰리즘이 폭주 중이다. 네덜란드 정치학자 카스 뮈더는 포퓰리즘을 “사회를 ‘순수한 민중’과 ‘부패한 엘리트’로 갈라치기 하고, 한쪽을 악마화해 서로 적대시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포퓰리즘은 다양한 얼굴로 나타난다. 소수의 사악한 엘리트와 다수의 선한 대중이라는 전통적인 포퓰리즘 문법을 따르는 좌파 포퓰리즘과 달리 우파 포퓰리즘은 이 두 축 외에 난민, 이민자 등 사회적으로 배제된 별도의 집단을 설정한다. 이들에 대한 혐오와 분노를 자극하고 동원하는 것이 트럼프와 같은 극우 포퓰리스트들의 생존 방식이다.

포퓰리즘이 활개 치는 이유로 세계화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불평등 확대 등 경제적 측면이 꼽힌다. ‘외로움’과 같은 사회심리적 요인도 주목받는다. 영국 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정치적·경제적 배제와 단절의 결과로 나타난 외로움이 “세계 곳곳에서 분열을 조장하고 극단주의를 부추겨 우파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토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포퓰리즘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대의 산물이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주의 연구자인 피터 홀 하버드대 교수는 진보적 공론 매체 ‘소셜 유럽’과 한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가세해 포퓰리즘 정당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괜찮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자신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다. 불확실성은 공정성의 감각을 자극하고, 그로 인한 불만은 이민자 등 약자들에게 집중된다. 피터 홀 교수는 사회적 불공정성과 개인적 불공정성을 구분하는데, “불공정성에 대한 불만이 사회 구조를 향할 때는 좌파 정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개인적 차원에서 작동할 때는 우파 정당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최근 유럽 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극우 정당 지지가 높아지는 현상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개인적 차원의 공정성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신작 ‘넥서스’에서 전통과 기존 제도를 수호하고자 한 보수 정당을 트럼프 같은 포퓰리스트 지도자가 장악하면서 언론, 사법부, 시민 사회 등 민주주의의 근간이 위협받는 상황을 ‘보수의 자폭’이라고 꼬집었다. 기성 질서를 해체하고 자신도 붕괴 위기에 놓인 보수의 회생은 가능할까? 트럼프 시대가 재림할지도 모르는 미국에서, 그리고 보수의 자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한국에서도.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목록으로 이동

회원로그인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