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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결집 불쏘시개 된 여론조사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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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2회 작성일 25-01-13 09:25

극우 결집 불쏘시개 된 여론조사 [유레카]

작성일 25-01-13 조회수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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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급상승했다는 여론조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3~4일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한국여론평판연구소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지지율이 40%로 나타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이어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42.7%로 더 올랐다. 내란 사태 직전까지 윤석열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0%대로 바닥 수준이었다. 내란 사태 이후 지지도가 오히려 상승하는 기형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일단 논란이 된 조사들이 편향적인 문항으로 구성됐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정기조사를 수행해온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들은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엔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질문을 뺐는데, 이 조사들은 내란범 윤석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물었다는 점에서 특정 의도가 개입되었다는 의혹이 짙다. 보수층이 과다 표집되면서 표본 구성도 편향되었다. 이 기관들이 그동안 실시해온 조사들을 살펴보면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하지만 왜곡·조작으로만 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 갤럽이나 전국지표조사(NBS)와 같은 공신력 있는 조사기관의 최근 조사에서도 보수 결집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도가 좁혀지면서 12·3 내란 사태 이전 국면으로 돌아갔다.

여론조사의 편향성 못지않게 눈여겨봐야 할 것은 조사 결과들이 어떻게 여론과 정치를 오염시키는가다. 일단 극우세력의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가 발표되면 극우매체가 확성기가 되어 시끄럽게 떠든다.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은 이를 ‘객관적 사실’인 양 보도하면서 조사 결과에 권위가 부여된다. 대중은 가치와 신념에 부합하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경향으로 인해 허위 정보에 가까운 여론조사도 진실이라고 믿는다. 지금처럼 ‘심리적 내전’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는 사실상 극우 결집의 불쏘시개이면서 연료가 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 사실은 없으며 저마다의 진실이 있을 뿐이라는 ‘탈진실’ 현상이 득세하고 있다. 특정 집단에 극우 결집용 여론조사는 과학의 외피를 입은 ‘대안적 사실’처럼 간주된다. 여론조사를 제재한다고 해결될까? 여론조사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한 여론조사를 포함한 허위 정보는 더 대담하게, 대량으로 생성될 가능성이 크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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