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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율과 인증샷 문화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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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5회 작성일 25-06-09 09:06

투표율과 인증샷 문화 [유레카]

작성일 25-06-09 조회수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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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대선의 최종 투표율은 79.4%다. 1997년 이후 최고치로 2022년 대선에 견줘 2.3%포인트나 높다. 내란 종식, 사회 대개혁을 위한 광장의 염원, 그리고 양극화된 정치 지형으로 인한 결집 등이 높은 투표율로 나타난 듯하다. 2014년 지방선거부터 도입된 사전투표와 같은 제도의 효과도 작용했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투표 인증샷이 문화로 정착하면서 투표 참여 분위기를 달구었다.

20대의 투표율 상승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것은 2010년 이후다. 박근혜 탄핵 이후 치러진 2017년 대선부터는 70%를 넘어섰다. 불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청년들은 투표에 소극적이다’라는 통념이 지배적이었다. 2030 청년층의 낮은 투표율은 5060 중장년층의 높은 투표율과 대비되었고 정치를 바꾸기 위해서는 청년이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 과제로 여겨졌다. 청년은 진보, 중장년층은 보수라는 세대 구도도 오랫동안 작동했다. 이제는 청년층의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청년층 내의 정치적 분화도 커졌다. 젠더, 계층에 따라 정치적 선택도 갈린다.

투표 인증의 시작은 2002년 대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댓글 인증’을 하면서부터로 알려져 있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소셜미디어와 결합한 본격적인 인증샷 문화가 확산됐는데, 기발하면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담은 인증샷은 정치적 효능감을 부여하면서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투표 인증샷은 단지 개인의 투표 참여를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적극적 표현 방식이자,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일환이다. 정치 참여를 재미있고 개성 있게 표현하기 위해 정치와 취향이 결합하면서 투표 인증샷 문화도 시대에 따라 변화했다. 손등이나 손가락에 투표 도장을 찍은 뒤 인증하는 방식은 이제 ‘고전’이 됐다. 별도의 용지를 준비해 도장을 찍고 인증하는 방법이 대세를 이루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스포츠팀을 담은 ‘맞춤형 인증용지’, 최근 유행하는 ‘망그러진 곰’(망곰), ‘최고심’ 등 화제의 디자인 용지도 등장했다. 시대와 호흡하며 다채롭게 진화하는 투표 인증샷 문화처럼 새 정부의 정치 문화도 개방감 넘치며 소통과 활력으로 가득 차길 꿈꿔본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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