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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중심 AI 소유·결정 구조로 전환…민주적 인프라로 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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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중심 AI 소유·결정 구조로 전환…민주적 인프라로 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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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동아시아 시민사회 컨퍼런스에서 권오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빠띠 제공
2026 동아시아 시민사회 컨퍼런스
빅테크 독점 구조 넘어…‘공공재로서의 AI’의 가능성
“에이아이를 시민이 소유하고 결정해 시민의 삶을 두텁게 하는 민주적 인프라로 설계해야 한다”
에이아이가 공론장을 흔들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두려움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에이아이 시대,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역할은?’을 주제로 19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2026 동아시아 시민사회 컨퍼런스’에서 주제 발표를 한 권오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장은 ‘어떤 에이아이 시대를 만들 것인가’라는 화두로 빅테크 중심의 소유·결정 구조를 시민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에이아이 시대 민주주의’를 열쇳말로 동아시아 시민사회의 고민과 대안, 실천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코드포코리아, 하인리히뵐재단이 공동주최했다.
권 이사장은 인터넷 기술이 지닌 양면성을 짚으며 논의를 시작했다. 인터넷의 개방과 연결은 시민 참여를 넓혔지만, 동시에 감시와 종속, 동원과 조작도 함께 키웠다. 데이터의 축적은 지식과 자동화를 가능하게 했지만, 그 이익이 소수 플랫폼에 집중되고 노동자를 밀어내는 결과도 낳았다. 이처럼 같은 기술이라도 상반된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가 기술의 성질보다 소유·통제와 같은 구조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다.
권 이사장은 “한국 사회에 민주적 에이아이를 위한 가능성이 이미 있다”며 “위기 때마다 시민이 광장에 모여 사회를 지킨 경험, 시민사회·노동조합 등 조직 기반, 높은 디지털 접근성, 시민이 기술로 사회문제를 해결해온 시빅테크의 경험”을 짚었다.
‘민주적 에이아이’를 위해 권 이사장이 첫 번째로 꼽은 과제는 “에이아이 거버넌스 안에 시민의 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시민이 직접 의제를 제기하고 사실을 확인하며 대화와 행동을 하는 디지털 시민광장이 필요하다”며“특히 에이아이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결정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공공재로서의 에이아이다. “에이아이는 서비스, 데이터, 모델, 컴퓨팅 인프라의 네 층으로 나뉠 수 있는데, 어느 한 층도 특정 기업의 독점자산으로만 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원료로만 보지 말고, 시민의 삶과 노동이 축적된 공동의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코로나19 시기 빠띠와 코드포코리아 등 시민 개발자들이 공공데이터와 기술을 결합해 공적 마스크 앱을 만든 경험은 대표적 사례다.
이같은 문제의식은 결국 에이아이가 시민의 삶을 두텁게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권 이사장은 “에이아이 기본사회를 단순히 모든 사람이 생성형 에이아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회로 정의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복지·교육·금융·문화·안전·환경 등 삶의 필수 영역에서 필요한 디지털 서비스를 권리로 보장하는 사회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서비스가 해외 빅테크의 가격정책과 시스템 변화에 좌우되지 않도록 공동체가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조선 후기 실학의 ‘이용·후생·정덕’을 빌려, 기술의 쓸모와 생산성뿐 아니라 그것이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그 혜택을 누가 소유하고 결정하는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일본의 ‘팀 미라이’의 사례도 공유됐다. 팀 미라이는 2025년 디지털 민주주의의 실제 구현을 목표로 창당된 후 현재 총 12석을 확보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발표에 나선 아오야마 슈타로는 팀 미라이의 엔지니어이자 에이아이 매개 커뮤니케이션 연구자로 에이아이를 활용한 ‘대화형 매니페스토’를 소개했다. 정당의 공약집을 에이아이에 탑재해 에이아이가 시민의 질문에 답하도록 하고, 또 대화를 통해 에이아이가 문제와 대안을 구조화한 후 정책 제안으로 바꿔준다. 아오야마 슈타로는 이를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으로 정교화하고, 다시 시민에게 전달하는 피드백 고리를 에이아이로 강화하는 실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에이아이를 통한 의사결정과정에서 정책의 정당성, 결정의 질, 속도 사이에 트레이드오프가 존재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예컨대 충분한 숙의는 정당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지만 입법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또한 가치가 충돌하는 문제의 경우, 에이아이가 모두에게 좋은 답을 찾아주지 못한다.
인도네시아 선거에서 에이아이 합성물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지에 대한 사례도 공유됐다. 아니타 와히드 인도네시아 아세안 정부간 인권위원회(AICHR) 대표는 2024년 대선에서 군 출신으로 인권침해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이 에이아이를 통해 귀여운 만화 캐릭터로 표현된 것을 짚으며, 혐오·선동 등 직접적 위협이 없어도 위험한 인물을 ‘정당화’해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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