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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회 될지는 정치적 선택…AI 전환에 안전망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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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회 될지는 정치적 선택…AI 전환에 안전망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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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교수가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한겨레 사람과디지털포럼에서 ‘기술의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인공지능(AI) 전환기, 좋은 사회를 위한 선택’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제5회 사람과디지털포럼
칼 베네딕트 프레이 기조연설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10여년 전부터 자동화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미래 일자리 논쟁’을 이끌어온 세계적 경제학자다.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5회 사람과디지털포럼에서 ‘기술의 함정 어떻게 피할 것인가: AI 전환기, 좋은 사회를 위한 선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프레이 교수는 ‘전환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술변화의 혜택이 평범한 노동자에게 닿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든든한 사회안전망을 통해 ‘전환의 시간’을 잘 관리하는 것이 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의 이익이 소수에게 편중될 경우 광범위한 대중의 저항을 불러와 결국엔 혁신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테크놀로지의 함정을 경고했다.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기술 발전이 일시적 실업을 유발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를 노동으로부터 해방시킬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역사를 보면, 기술의 혜택이 평범한 노동자에게 돌아오기까지 수십 년이 걸렸다. 노동 생산성은 크게 증가했지만, 하위 소득층의 임금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적 현상이 발생했다. 그는 “신기술의 혜택은 처음부터 모두에게 고르게 분배되지 않으며, 전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러다이트처럼 기술 변화에 대한 저항이 생긴다. 장기적 이득마저 실현되지 못할 수 있다”며 프레이 교수의 진단이다.
20세기 후반 컴퓨터 혁명도 비슷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신기술 도입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지만 막상 노동자들의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자동화에 따른 이익은 자본가와 고숙련 노동자에게 집중됐다.
그는 인간이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삶도 달라진다고 본다. 산업혁명 이후의 역사를 보면 “기존 노동자를 기계로 교체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대체 기술’을 채택할 경우엔 노동자의 고통이 커지고, 반대로 노동자의 역량을 강화해 생산성과 임금을 함께 높이는 ‘보완 기술’을 택했을 때는 노동자의 삶이 향상되었다”고 짚는다.
기술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비관론과는 거리를 뒀다. 오늘날 일자리의 대부분은 1940년대엔 존재하지 않았다. 아이티(IT) 기술자, 소셜미디어 매니저, 데이터 과학자 등 상당수가 새로 창출된 일자리이다. “에이아이도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이 전환 과정이 정의롭게 이뤄지려면 노동자들이 고통받지 않도록 든든한 사회안전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구빈법이 정착된 나라에서 기계화에 대한 저항이 적었다. 북유럽처럼 사회안전망이 잘 갖춰진 곳에선 상대적으로 에이아이에 대한 불안도 낮다.
하지만 사회적 포용성이 창조적 파괴의 방해물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기술진보와 자동화가 없으면 정체된 사회로 이어지고, 중장기적으로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 수 있기에 경제성장의 잠재력은 살리면서 하향화 위험은 최대한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동화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기술 자체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무엇을 자동화할지,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에 대한 인간의 정치적 선택에 달려있다”며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역설했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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