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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대선에서 금지어가 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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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회 작성일 25-05-20 09:55

[유레카] 대선에서 금지어가 된 ‘여성’

작성일 25-05-20 조회수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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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박빙 표차로 당락이 갈린 2022년 대선은 윤석열의 압도적 우위 구도에서 출발했다. 부동산값 폭등으로 민생에 대한 불만이 최고조에 이른데다 문재인 정부 초반부터 불거진 공정성 이슈가 젠더,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 이슈와 뒤엉키면서 윤석열 후보가 ‘공정의 아이콘’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대변되는 ‘이준석표’ 여혐 프레임은 청년 남녀를 갈라치면서 20대 남성이 선거 역사상 처음으로 보수의 주축으로 떠올랐다.

일방적으로 끝날 뻔한 힘의 균형추를 바꾼 것은 선거 막판, 청년 여성들의 대대적 결집이었다.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보면 20대 이하 여성에게서 이재명 후보는 58.0%를 얻었지만 윤석열 후보는 33.8%에 그쳤다. 반면 20대 이하 남성에서는 정반대로 윤석열 58.7%, 이재명 36.3%로 나타났다. 선거 직전 디지털성범죄집단 엔(n)번방의 실체를 밝힌 ‘추적단 불꽃’ 활동가 박지현씨가 더불어민주당의 얼굴로 나섰고 청년 여성들은 대대적으로 결집했다.

지난겨울, 계엄 사태에 맞서 광장과 거리를 밝힌 이들도 청년 여성이었다. 이들은 광화문, 남태령, 한남동에서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서, 우리 사회를 좀 더 평등하고 차별 없는 세상으로 만들고자 했다. 연대버스를 타고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등 차별과 부당 해고 등에 맞서 연대하고 후원했다. 광장의 연결과 배움이 노조와의 연대로 이어지고, 정당 활동 등 사회 참여로 확장되었다.

청년 여성이 앞장서 만들어낸 조기 대선에 막상 여성, 성평등이 사라지고 있다. 내란 종식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 남녀 갈라치기 프레임에 휘말려 중도, 남성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젠더 관련 정책토론회에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부자 몸조심 전략 속 젠더 의제는 아예 금기어가 되고 있다. 성평등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표명했던 이재명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이후 ‘젠더’, ‘여성’, ‘성평등’ 관련 발언을 일체 거두었다. 이준석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통일부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며, 여성, 약자 갈라치기를 또다시 시도하고 있다.

청년 여성에게 페미니즘은 불평등, 차별, 소수자 문제 등을 바라보는 렌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연대를 꿈꾸고 혐오를 물리치는 무기다. 이들이 내민 연대의 손이 또다시 외면되지 않기를 바란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 hgy421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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